님, 2023년을 열흘 남짓 보냈네요, 어떠세요? 2023년과 친해졌나요? 아니면 아직은 서먹서먹한 중인지요? 모스크바보다 서울 기온이 더 낮다고 호들갑 떨던 연말을 생각하면 요 며칠 이렇게 겨울이 가고 봄이 오나 싶게 따뜻하죠?!

빨리 어두워지는 겨울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면서 님은 뭘 생각하세요? 하루 일과에 싸늘해진 마음까지 녹여줄 찌개가 보글보글 끓는 소리, 지친 나를 푸근하게 맞아줄 푹신한 이불의 감촉, 익숙한 내 공간의 냄새······

칼퇴를 목표로 출근하는 둥절이가 퇴근 시간을 훌쩍 넘겨 잔뜩 구겨진 표정으로 귀가하던 화요일 저녁,

😐“집에 도착하면 외투 벗어 걸고 손발만 씻은 다음 바로 드러누워야지. 30분만 아니 20분, 15분이라도 좋아. 제발 눈 좀 붙이자.”

그런데 현관문 앞에서 둥절이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습니다. 

박스! 박스를 보았기 때문이죠.

퇴근하는 직장인을 가장 기쁘게 하는 것?  정답은 역시 박스! 택. 배. 박. 스! 그보다 더한 것이 있을 수 있나요🤣

오늘 미숙한이야기는 미숙둥절이 주말에 주문했던 화장품 택배 박스를 뜯으면서 으응? 잠시 골똘했던 단상으로 시작합니다.

솔직히 다른 용기와 비교하면 향수나 화장품 용기는 지나치게 매력적이지 않나요? 그건 그렇다고치고, 아무튼 화장품 용기가 말썽이예요. 성분을 보면, 플라스틱과 유리의 비율이 75%:25%인데 빈 용기 가운데 64%가 ‘재활용 어려움’에 해당하니까요.

복합 재질, 복잡한 구조 게다가 잔여물 때문에 재활용 선별장에서도 기피 대상이고요. 결국, 제조회사가 직접 재활용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마련한 제도가 있습니다. 제품 설계 및 생산단계부터 재활용이 쉽도록 만들기 위해, 용기에 재활용 최우수에서 우수, 보통, 어려움 등으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평가 결과를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의무생산자가 자체 회수 체계를 갖추고 포장재 회수율이 2023년, 2025년, 2030년까지 각각 15%, 30%, 70%를 충족할 수 있다고 환경부장관이 인정한 경우가 바로 그렇죠.

그런데 이런 조건을 충족한 화장품 회사는 단지 1곳이었답니다.

그렇다면 자체 회수 체계로 회수한 결과는 어찌 되었을까요? 회수 의무량의 4.7%만 회수가 되었답니다.

이유가 궁금하시죠?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회사 내부 이슈로 인한 업무 지연과 물류창고 통합 등의 문제로~”라는 비겁한 변명만 늘어놓았다는 군요.

그렇다면 실효성 제로!!인 제도라는 것인데 이런 예외 규정-자체 회수를 전제로 한 재활용 등급표시 예외 규정-- 없애는 게 맞는 거죠?

소문난 화장품 용기 재활용 문제, 대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합니다!!

㈜엘지 생활건강이 화장품 연간 생산실적 1위라니 좋은 기업 문화로 인정받고 있는 LG가 이번 문제에서도 선구적인 멋진 모습을 보였으면 합니다. 

사회적 농부, 모두의 농업, 모두의 농부, 농업 학교, 농업 공동체, 생태 농업, 농업 정책, 가족농, 소농····· 

뭔지 모르지만 왠지 알 것 같은 낱말들이죠?

시인이면서 <마을연구소> 소장인 글쓴이 정기석님은 평범한 도시 직장인이었으나 마흔에 농촌으로 내려가 우리 농촌의 현실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사회적 해법을 찾는 일에 매달리고 계신답니다. 그동안 <마을시민으로 사는 법> 등 펴낸 책이 다수인데, 이번 저서는 ‘농업 연수단’의 일원으로 2014년, 2016년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농업 현실과 농부들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우리의 농업과 농촌 공동체의 대안이 무엇인지를 고민한 기록이라고 합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전체 경제 인구의 2퍼센트에 해당하는 농민이 나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국가 식량 주권과 국가기간산업인 농업을 지킵니다. 그들이 자존감과 자부심을 갖고 당당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직불금’ 정책을 펼쳐 그들의 삶과 생활을 국가와 국민이 함께 돌보죠. 그러니까 결국 농민은 ‘국가와 정부, 국민들과 함께’ 농사를 짓는다고 할 수 있죠. 그렇기에 글쓴이는 그들을 ‘공익 농부’ ‘공공의 농부’ ‘사회적 농부’라고 부릅니다. 책의 제목인 ‘사회적 농부’ 개념이 바로 여기서 나옵니다.

《사회적 농부》에는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함께 ‘행복한 사회적 농부’, ‘정의로운 사회적 농정’의 배경과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 철학, 정책을 담았다고 합니다.

농촌의 고령화, 마을과 지역공동체 붕괴, 농사만으로 먹고 살 수 없는 환경, 사회적으로 존중 받지 못하는 우리의 농업 현실. 불안하고 불안정한 생활환경 속에 내몰려 있는 우리 농촌과 농민의 현재.

그와 대조적으로 돈을 버는 농업이 아니라 사람 사는 농촌, 생태적 농촌에 지향점을 두고 서로 협동하고 연대하는 사회적 농부들의 삶. 뿐만 아니라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공동체 농업과 사회적 농업 정책을 보면서 지금 대한민국의 농업과 농촌 공동체의 대안을 찾고자 하는 책입니다.

막연히 시골공동체를 꿈꾸던 미숙둥절을  단박에 확 끌어 당기기에 충분한 책이지요. 당장 공공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어? 검색 결과 없음, 이라고 나오네요.. 어쩔 수 없이 바로 구매해야 할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