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교란식물 안녕하세요, 중국어를 무척 잘하고 싶은 미숙둥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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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요~기 위에 날짜 옆에 D-362, 눈치채셨나요? 숫자를 보면 D-day가 언제인지는 곰방 알아보실 테고, 그렇다면 1년 동안 미숙둥절은 뭘 바라고, 뭘 하면서 저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는 걸까요 😆 님이 지금 받아보시는 레터, ‘미숙한이야기’의 ‘수명 연장의 꿈’을 결정하는 날입니다. 🤣 올봄 선물처럼 내게 다가온 친구의 은근한 권유에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덜컥, 스티비 레터링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딩동^딩동^ 감동스러운 피드백도 적잖이 받았구요. (감사랑~해요!! 일일이 답글을 드리지는 못했지만 여기 이렇게라도 💕) 그럴수록 맹숭맹숭 밋밋하기 짝이 없는 미숙둥절의 일상 가운데 무슨 얘기를 어떻게 보내드려야 미숙둥절과 님이 서로에게 마중물 같은 존재가 될까, 뒤늦은 고민이 깊어만 갔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내린 결정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1년만 보내보자. 그리고 그때 나와 나의 이야기를 둘러보고 결정을 내리자!’ 랍니다. 그렇게 해서 오늘의 ‘미숙한이야기’부터 D-day 카운트다운을 시작합니다. 앞으로 미숙둥절과 미숙한이야기의 우당탕탕 성장 일기를 너그러운 눈빛, 솜사탕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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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가운데로 들어선 요즘 초록이, 조금 더 엄밀히 말해 풀이 지천입니다. 때는 이때다! 지금이라구! 지금 아니면 언제 지구별 공기를 들이마셔 보겠어! 뭐 그렇게 서로 아우성 치며 앞다투어 고개를 내미는 형상이랄까요 😄 너도 나도 욕심껏 쑥쑥 자라 여기저기 무성해요, 무서울 정도로.
아침 플로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코스에 무심코 주위를 둘러보면 밤새 웅크렸다 어느새 활짝 기지개를 켜는 나팔꽃을 자주 만납니다. 바닥을 타고 가로로 뻗거나, 기대어 하늘을 향해 오를 수 있는 게 있다면 재까닥 타고 오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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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로 자라는 식물은 적잖습니다. 호박도 그렇구, 오이도 그렇구요. 아예 이름에 덩굴이 들어가는 담쟁이도 있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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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래 사진, 님도 눈에 익은 모습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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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봐도 오각형의 넓은 잎이 주인공인 사진이잖아요. 아카시아를 감싸며 올라가 완전히 덮어버린 저 덩굴 줄기가 바로 가시박이라는 녀석입니다. ‘식물계 공룡’, ‘육상생태계의 황소개구리’라 불리는 악명 높은 생태 교란 식물이죠. 님도 가시박을 이미 알고 계시는지요? 미숙둥절은 지난 금요일(7월22일)에 가시박 제거 활동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지 뭡니까. 처음에는 콩잎인 줄🤣🤣 그래서 오늘은 그 가시박에 대해 보고 듣고 알게 된 사실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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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둥절이 살고 있는 충남 서천군에서 제일 큰 저수지인 ‘봉선저수지’입니다. 행정명칭으로는 ‘동부저수지’라고 하는데 1996년 보령댐이 생기기 전까지 서천군의 상수원이었던 봉선저수지는 일제 강점기인 1926년에 토지개량사업으로 축조되었답니다. 황새, 큰고니, 가창오리의 쉼터이기도 한 이곳의 ‘깃대종 물버들 보전 사업’의 일환으로 서천군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마산면 자치회가 주축이 된 가시박 및 칡 제거 사업에 지난 금요일 미숙둥절도 함께 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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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서 어느 정도 알 수 있듯이, 가시박은 가시가 많은, 특히 열매에 촘촘하게 가시가 난 박과 식물로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한해살이 덩굴 식물이에요. 안동오이에 접붙이기용으로 수입되었으나 결국 실패하고 2009년 생태교란종으로 낙인찍혔을 뿐이랍니다. 늦은 봄부터 초가을까지 계속해서 발아하고, 잎의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나 있으며 10월까지 꽃이 핀답니다. 번식력이 어찌나 뛰어난지 여린 덩굴손으로 식물을 타고 올라가 뒤덮어 주변을 온전히 제 세상으로 만들어버린답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뿌리에서 타감물질을 분비해서 다른 식물이나 나무를 고사시키고 자신만 살아남기 때문에 저 위에 가시박 투성이 사진 같은 모습이 우리들 눈에 익숙한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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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같은 덩굴손을 뻗어 완전히 감싸 버리기 때문에 주변 식물은 태양빛을 보지 못해 말라 죽는 거죠.
놀랍게도 한여름에는 하루에 30㎝씩이나 자라기도 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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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타감물질? 그게 뭐죠?🤨🤔
식물이나 미생물이 경쟁에서 이기려고 분비하는 화학물질을 일컫는답니다. 예컨대 페니실린도 푸른 곰팡이가 다른 미생물과의 경쟁을 위해서 분비하는 타감물질이랍니다. 소나무 역시 갈로탄닌이라는 타감물질을 분비하기에 그 주변에 다른 식물이 없다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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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저수지의 깃대종 물버들이 녀석들에게 참패해서 이렇게 😔😥 초록 잎새가 푸르고 싱그럽다고만 느꼈었는데. 그게 햇볕을 차단시켜서 주변 식물의 생육을 저해하고 있는 악랄한 짓인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그런데 가시박을 제거하려면 뿌리를 뽑아 줘야지 낫으로 베기만 하면 죽지 않고 새 덩굴이 자꾸 올라온다고 해요. 아직까지 효율적인 가시박 번식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 없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열을 내려주는 청열(淸熱)과 살충(殺蟲)의 효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논문에서만 보일 뿐 실제로는 그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나쁜 녀석일 따름입니다. 아 참! 가시박처럼 덩굴로 자라는 식물로 님 눈에도 익숙한 덩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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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풀이죠? 환삼덩굴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꽤 쓸모가 있다네요. 한방에서는 환삼덩굴을 말려서 율초라고 부른다는데, 찬 성질을 가진 까닭에 몸에 열이 오르는 것을 막아주어 신경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나 화병 예방에 도움이 된답니다. 특히 혈압을 낮추고 폐를 튼튼하게 하는데 효험이 있고, 위장을 튼튼히 하며 불면증이나 긴장을 해소하는 데에 좋답니다. 대신 찬 성질을 지니고 있어서 몸이 차거나 허약한 사람이 장기간 복용하거나 과다 복용하면 설사와 복통을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답니다.
보기 좋게 쭉 뻗은 넝쿨로만 여겼던 가시박은 생태계를 위협하는 몹쓸 존재였고, 까끌거리고 짜증스럽기만 한 잡초인 줄 알았던 환삼덩굴은 의외로 고마운 효능을 많이도 가졌네요.
우리 주변에 이런 놀라운 반전이 또 얼마나 많이 숨어 있을까요. 미숙둥절과 님이 아직 인지하지 못 하지만요. 아! 님, 혹시 의외의 효능을 지닌 잡초를 알고계시나요? 오래전 황대권님의 <야생초 편지>를 무척 인상 깊게 읽었는데, 그 내용이 가물가물~ 😂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들춰보아도 좋겠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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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우리네 일상 속 ‘가시박’은 무엇일까요?
물건일 수도 있을 테고, 습관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저 우연히 우리들 일상에 불시착했지만,
그 후로 터줏대감 노릇을 톡톡히 하면서 내 일상을 좌지우지하는 것.
오늘은 그런 녀석을 잘 찾아서 뿌리째 뽑아 던져보죠.
내 삶이 야금야금 뒤덮이다가 끝내 고사 당하기 전에 말이에요.
그럼 미숙둥절은 오늘 여기서 이만 총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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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휴가 언제 떠나시나요?
미숙둥절은 다음주에 여름 휴가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서 다음 미숙한 이야기는
8월 9일 화요일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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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둥절의 미숙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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