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가 뭐 안녕하세요, 중국어도 잘하고 환경도 잘 지키고 싶은 미숙둥절입니다!
2022. 7. 7 |
52일째입니다, 오늘 7월 6일은 지난 5월 16일부터 손꼽아보면 말이지요. 그럼 올해 5월 16일이 무슨 날일까~~요? 🤭 미숙둥절이 플로깅,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도 하고 환경도 지키는 일석이조의 “쓰담줍기”를 시작한 날이랍니다~^^
이삭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과 영어 단어 jogging의 합성어라니까 사실은 뛰어야 하는······가요? 아무튼, 스웨덴어가 어원이 된다는 것은 그 출발선에 스웨덴이 있었다는 것이겠죠. 알아보니 2016년 스웨덴에서 시작해 북유럽으로 확산된 운동인데 최근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 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운동이 되었대요.
어쩌다 쓰줍!! ‘줍줍’은 절묘한 중국어 단어나 표현을 알게 되었을 때 사용하던 말인데 플로깅에서 쓰게 될 줄은 몰랐네요. 사실, 미숙둥절이 무척 착해서, 사회를 생각하고 세상을 걱정하며 앞서가는 깨어있는 지성인이라서 이런 ‘멋진’ 운동을 하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온라인을 통해 전국에 있는 멋진 여인들과 찐소통을 이어가던 미숙둥절이 지난 5월 16일부터 깜플모 --1일 1봉 깜찍과 플로깅하는 모임—의 회원으로 정말 ‘어쩌다 보니 플로깅’하게 된 것입니다. 시작은 그러했지만 그래도 1일 1만보 걸으면서 쓰레기 1봉 줍기를 아주 진심으로, 열성적으로 하는 중입니다. 셀프 깜놀, 셀프 칭찬하면서요.
푹푹 찌는 날씨 탓에 요즘엔 새벽부터 장비를 챙겨 나가요. 장비까지? 네!! 80cm 꺽다리 집게와 장갑 그리고 종량제 봉투. 모자, 마스크 쓰고 물통도 챙기고~! 처음에는 집에 있는 비닐봉투를 챙겨 나갔지만 그동안 플로깅을 꾸준히 하다 보니 쌓여만 가던 봉투들을 깔끔하게 해결(?)했어요. 깜플모 회원들에게 보내는 인증샷 찍기도 놀이처럼 즐기는 중입니다.
비 오는 아침 스티로폼 쓰레기를 보고 문득 재미있겠다 싶어서 시작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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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다란 뼈다귀가 길바닥에 얌전히 모셔져 있는 것을 보는 순간 등 뒤에 내리쬐는 아침햇살 덕분에 길어진 내 그림자를 콜라보 하기도 했고, |
플로깅 다 마치고 돌아서는데 플라스틱 띠 묶음이 똭~ 눈에 띄어 또 한 컷 찰칵😆 |
다음에는 어떤 우스꽝스러운, 미숙둥절다운 엉뚱하고 생뚱 맞은 인증샷을 찍게 될까요? |
그런데 설마, 혼자서 새벽에 길거리 쓰레기를 주우면서 재미있기만 할까요? 아닙니다. 투덜투덜, 투덜이 본능 대방출해요. 좋은 일 한다면서 그냥 지나쳤을 분들이 일부러 인사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 자주 머쓱하지만, 정말 기가 막힌 상황이 얼마나 많은지 놀라움의 연속이죠. 주워도 주워도 다음날이면 똑 같은 쓰레기가 어제 내가 쓰줍했던 그 자리에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시 나뒹굽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 따로 없어요. 큰 산으로 둘러싸인 동네에 살던 어느 할아버지가 어디 다니기가 불편하다며 산을 평지로 만들어 편히 살겠다고 했다는 이야기요. 혼자서 아니면 몇몇이 쓰레기를 줍는다고 환경이 개선될 리 없다는 한계가 명확이 보이기에 무척이나 무력하고 씁쓸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어요. 그래도 우공 할아버지는 왕이 도왔던가 하늘이 도왔던가 끝내 성공했다는데 우리 환경을 도와줄 왕은, 하늘은 어디 계실까요. 물론, 플로깅이 전국적으로 아니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고 있고 이상기후와 팬데믹을 같이 겪으면서 환경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분명 적잖은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 확신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
지난 주에 알았는데 미숙둥절이 사는 작은 동네에도 정기적으로 플로깅을 진행하는 단체가 있더라구요. 장항 송림 해수욕장 일대의 해안 쓰레기를 줍는 ‘장항줍깅’인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의욕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어요. 깜플모 회원인 동네 지인은 빠듯한 스케줄 때문에 아쉽지만 미숙둥절 혼자 참가했어요. 걍~ 별 생각없이 사진을 찍고 집에 돌아와 사진을 다시 보는데 뒤에 있는 풍경, 항상 무덤덤하게 보았던 서해 갯벌과 맑고 푸른 하늘이 묘한 울림을 주더군요. |
거리에는 예상 밖으로 곳곳에 별의별 쓰레기가 낑겨 있거나 나뒹굴죠. 아예 흙과 한 몸이 된 척바닥에 들러붙은 쓰레기들도 적지 않아요. 그동안 짧게나마 플로깅을 하면서 떠나지 않는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내 집 앞 쓰레기!! 멀리도 갈 필요가 없어요. 바로 내 집 앞 쓰레기, 내 집 앞 담배꽁초만 매일 치운다면 훨씬 깨끗한 환경이 될 거라는 생각입니다. 지나는 행인이 버린 것일지라도 말이지요. 여기 ‘집’ 대신 ‘점포’를 넣으면 훨씬 더 좋을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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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깅을 하다 보면 자연히 떠오르는 단어는 바로 재활용, Recycle. 그러나 재활용품 분리수거해서 처리하는 데에도 만만치 않은 에너지와 물을 소모한다는 사실. 미숙둥절 역시 우선 일반 소각용 쓰레기를 위주로 주우면서 머릿속으로 생각이 많고 마음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생각도 유사하지 않겠어요? 그렇다 보니 Recycle 보다 쓰레기 자체를 줄이기 위해 강조하는 개념이 바로 :
재사용, 쓰레기를 쉽게 버리지 말고 반복해서 사용하자는 Reuse
아예 덜 쓰자, 쓰는 행위 자체를 줄이자는 Reduce 입니다.
그러니까 뜯고 부수고 녹여서 재생시키는 재활용보다 일회용을 최대한 줄여 제로 웨이스트로 가는 게 훨씬 친환경적이라는 겁니다.
일본에서는 불필요한 물건은 사지 말자는 Refuse까지 더해서 친환경4R운동 수칙이 널려 퍼져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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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리가 있습니다. 오리? 꽥꽥 오리? 오리발 내미는 오리? ‘오리무중’의 그 오리? (이모티콘)그건 아니고 국립생태원 초대원장을 역임하시고, 인류의 생태적 전환을 주장하시는 최재천 교수님의 주장입니다. 친환경 3-Re 운동에 앞서 Reflect 즉, 우리가 한 행동에 반성도 하고 성찰 과정이 제일 먼저 필요하고 마지막으로는 Restore, 인간이 지금까지 망가뜨린 자연을 복원하고 미래세대에게 돌려줘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오리, 5-R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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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교수님이 이끄는 한국 생태학 연구팀은 세계 생태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 생태학 대회』를 2002년 서울 코엑스에서 5일 동안 개최하셨답니다. 당시 수요일 기조연설자로 소설가 박경리 선생님을 초대하셨대요. 당연히 긴장하셨겠지요. 작가에게 생태학 강의라니요. 지금은 너무도 익숙한 말, “지속 가능한 발전” 개념이 막 생겨날 때였으니 더더욱 그렇겠죠. 그러나 우리나라 문학의 거장이셨던 박경리 소설가 선생님은 대회에 참가한 세계 석학들의 기립박수를 받으셨답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 그 가운데 한 말씀이 바로 이것이랍니다.
“원금은 건드리지 말고 이자만 갖고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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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지난 지금 박경리 선생님의 말씀을 처음 들은 미숙둥절도 일어서서 박수했습니다. 👏짝~ 👏짝~ 👏짝~!! 아시나요? 미숙둥절 박수 소리 대박왕짱매우엄청겁나게 커요!!
그리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지요. 미숙둥절도 앞으로도 쭈욱 “오리둥절, 친환경5-Re” 가 되겠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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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숙둥절의 엉뚱쌩뚱 이야기는 소설가 박경리님의 시 가운데 미숙둥절이 좋아하는 시를 소개하고 마칠게요. |
사람들이 가고 나면
언제나 신열이 난다
도끼로 장작 패듯
머리통은 빠개지고 갈라진다
사무치게
사람이 그리운데
순간순간 눈빛에서 배신을 보고
순간순간 손끝에서 욕심을 보고
순간순간 웃음에서 낯설음을 본다
해벽(海壁)에 부딪쳐 죽은
도요새의 넋이여 그리움이여
나의 불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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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둥절의 엉뚱쌩뚱 첫 이야기 어떠셨나요?
구독자님의 지금 솔직한 느낌이 넘넘 궁금해요!!
😖 ☹️ 😊 😄 😍
그럼 오늘은 여기에서 마치고, 목요일에 한번 더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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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둥절의 미숙한 이야기
dreamstory.stib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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